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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야기

첫번째 이야기

lovelypudding 2018. 8. 11. 00:36

아일랜드 언니네

 

 

 

스무살, 

갓 대학에 들어가면서 해보고 싶은 것들이 참 많았다.

 까먹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 리스트를 만들었다. 

9년이 흐른 지금, 나는 사실 반도 하지 못한거같다. 

 

17살, 처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유럽을 만났고, 

거창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, 

로마에서 인문학을 공부해보겠다고 다짐하고

 다시 한번 내 스스로 유럽땅을 밟아봐야지, 했다. 

 

그리고 20살, 나는 영문학을 공부하게되었고,

남들은 방학동안 토익학원 다닐때 나는, 

인문학 강연을 찾아 다녔고,

남들 취업세미나를 할 때 나는, 학회를 꾸준하게 했다. 

남들은 학점관리 할 때 

나는 학생회를 통한 '깜찍한 도발'을 꿈꿨고

남들은 아르바이트할 때 

나는 거리에 줄곧 나가있었다. 

남들보다 학교를 좀 오래 다녔고 덕분에

 졸업도 남들보다 늦게했다.

 

졸업과 동시에 아일랜드로 '여행' 오게되었고 

1년이란 시간을 정하고 온 여행이 

어느덧 3년이 흘렀다. 

 

하고 싶은 게 많았고,

나는 내가 하고 싶은것들은 모두 해야하는 성격이라

어찌보면 욕심이 많은건가? 싶다가도 

남들의 우선순위와 나의 우선순위가 다른탓에

나름 혼란을 겪기도 했고 그 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.

 

그리곤 나를 위로한다.

세상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는데 나는 그 중에 

내가 가고싶은 길을 가고 있는거 뿐이라고

 

 

한국으로 돌아갈 시기가 다가오는 이 시점,

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어졌고 

스무살 나의 리스트 중에 하나인 블로그를 통해

 나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졌다.

 

"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

Somewhere ages and ages hence;

Two roads diverged in a wood, and I..

I took the one less travelled by,

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"

 

 

너 참 별나다, 이상하다, 왜그래?

라는 말을 줄기차게 들으면서 때론

 나 스스로를 특별하게 생각하다가도

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존재가 되어버린다.

 

그럼에도 나는 위에 프로스트가 이야기한 것처럼 

남들이 덜 가려는 길을 택했고 

9년이 흐른 뒤 걸어왔던 나의 길을 돌이켜보니 

나의 선택 하나 하나가 이렇게 큰 변화를 일으켰다. 

 

후회나 실망따위가 아닌 건 분명하다.

백번 생각하고 또 백번 다시 생각해봐도

 

 

어리석게 들리겠지만

때론 나를 가장 잘 모르는 사람이 

나를 가장 잘 알 수도 있는 법

나를 잘 모르는 사람이 이런말을 해주었다.

 

나는 지금껏 뭐하나 제대로 끝낸 것이 없다고 

그러니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끝내라고 - 

그 말이 나에겐 큰 용기가 되었다.

어차피 남들과 다른 길을 택한거 

조금 더 뻔뻔해지고 누리자고 

 

.

.

.

 

나의 새로운 공간이 생긴것에 설레면서도 

3일안에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 

 

첫번째 이야기를 마치고자 한다. 

 

굿나잇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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